FanHo / 何藩(1931-2016)

2023. 10. 4. 12:27Photographer Stroy/해외 사진작가

FanHo / 何藩(1931-2016)

그는 상해 출신이이며,

판호는 18세가 되던 해인 1949년도에 가족과 함께

상해에서 홍콩으로 건너 온 이주민입니다.

그는 문학을 배우는 문학도였으나

극심한 두통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 거리를 걷기 시작하였고,

아버지가 선물해주신 롤라이 플렉스 트윈렌즈 리플렉스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고,

롤라이 트윈렌즈 카메라

1956년부터는 라이카 M3를 사용하여 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최근 모습

 

그럼 판호 작가님의 사진 특징에 대해 알아볼까요?

 

1. 동양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판호는 사진이 취미인 아버지를 따라 카메라를 받아서 시작하였고,

문학을 함께 하였기 때문에 많은 작품들을 보아왔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그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존경하였다고 합니다.

브레송의 사진은 기하학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브레송의 사진을 많이 보고 관찰하였기 때문에

기하학적인 구도들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Hurrying Home 趕歸 (1963)                                                                                 The Offering 供奉 (1963)           

 

그의 구도들을 살펴보면

간판이나 천막 등 주변의 건물들을 활용하여

인물사진을 찍을 때 비어보일 수 있는 공간들을

꽉 채워 만들어내었습니다.

Windows, Kids, Steps 窗子・童子・級子 (1961)

세 번째의 작품을 보더라면

위 건물의 사선과 아래 계단의 사선의 방향을 반대로 맞추어

불안해보일 수 있는 사진을 오히려 안정적으로 만들어

오묘한 느낌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사진 비율이 아닌

세로로 극단적으로 길게 만들어

공허한 느낌도 만들어 내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기하학적인 구도를 활용한 판 호의 사진에서

자연스레 브레송이 떠오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판호의 사진이 브레송을 따라했다면

그것은 모작에 불과하였을텐데

판호의 사진이 더 눈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화려하면서도 슬픈 도시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었다.

 

홍콩은 한자 그대로 ‘향기로운 항구’입니다.

홍콩은 아편전쟁 이후 1841년부터 1997년까지

영국에 속해있던 중국 땅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판호가 이민을 간 후의

1950-60년대의 홍콩은 아편전쟁의 아픔과 함께

영국의 대대적인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소설가 장아이링은 이러한 홍콩의 모습을 칭하여

“화려하면서 슬픈 도시”라고 하였습니다.

판호의 흑백 사진에는

선명한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잘 이용하여

"화려하면서도 슬픈 도시"를

극강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Approaching Shadow 1954

이 사진을 보시면 빛과 그림자의 경계가 확실히 나누어져 있으며

그 경계 끝의 그림자에는 사람이 서 있습니다.

제목도 Approach의 진행형인 Approaching 즉,

따라오다를 따라오고 있다라고 표현하여

그림자(=어둠)이 따라오고 있다고 하였기 때문에

홍콩의 경제는 영국으로 인해 발전하고 있으나

그 속에서의 홍콩인들은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Slumhole 貧民洞穴 (1957)

또한 이 사진에서는 앞과 뒤의 극명한 대비로

빈민가에서의 삶이 어떤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외에도 사이트에 방문을 하시면 판호의 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fanho-forgetmenot.com/the-living-theatre-1

그는 당대 사진작가이면서 영화배우,

영화감독으로 활약했었는데요.

대표 작품으로는

골목길(Alleyways, 1962)과

이민자들(The Immigrants, 1963)입니다.

이 작품들 또한 홍콩의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들인데요

이민자들의 경우에는

영국의 벤버리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영화제에서도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서도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는 테크닉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눈, 마음, 가슴을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라고 그는 언급하였습니다.

실제로도 그의 작품들을 보면

홍콩 이민자들의 삶을 바라보는

판호작가의 시선이 잘 느껴지지 않나요?

 

저는 학교 수업으로 자료를 찾다가

이민자들 영화로 처음 접했었는데요.

그의 작품을 보고 재미있어서 다른 작품은 없을까 찾다가

사진작가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 작품들을 보면서

그 당시의 홍콩의 상황들을 너무 잘 알려주고 있었고,

빛과 그림자와의 조합, 구도들에 감탄하였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이렇게 포스팅으로 다시 그의 작품들을 다시 보았을 때, 또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저는 다음 포스팅으로 다시 뵙겠습니다~!